그렇습니다. 영원한 생명은
하느님이 허락하시는 선물입니다
오늘 복음은 길을 막 떠나시려는 예수님께 어떤 사람이 달려와 무릎을 꿇고 묻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선하신 스승님, 제가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이에 예수님께서 대답하십니다. “살인해서는 안 된다. 간음해서는 안 된다. … 횡령해서는 안 된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너는 계명들을 알고 있지 않느냐?” 이에 예수님께 “스승님, 그런 것들은 제가 어려서부터 다 지켜 왔습니다.” 하고 대답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시며 이르십니다.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그러나 그는 이 말씀 때문에 울상이 되어 슬퍼하며 떠나갑니다. 그는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저는 이 구절을 대할 때마다 주춤해지곤 합니다. 그러면서 재산이 많았기 때문에 울상이 되어 슬퍼하며 떠나는 그의 뒷모습이 한없이 쓸쓸해 보입니다. 한편 그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신 주님의 눈길에 마음이 자꾸 갑니다. 이어서 드는 생각은, ‘재물이 많은 성실한 젊은이가 이후 어떻게 하느님과 관계를 맺으며 살았을까?’입니다. 특히 삶의 굴곡 속에서 몸과 마음을 정리해야만 했을 때 말입니다. 그는 그 어느 땐가 마음이 움직이면서 재산 일부를 희사하였겠고, 그러다 보니 자유로워지고 평화가 그를 감싸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차츰 자선과 희사는 그 액수를 더해 갔을 것입니다. 마침내 어느 시점에서는 자신의 재산이 결코 자신의 것이 아닌 하느님의 것임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정하면서, 존재론적인 자유와 평화 속에서 믿음의 생활을 영위하였으리라 묵상합니다. 그리고 끝내, 그렇게 바라던 영원한 생명이 내가 무엇을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허락하시는 선물임을 깨달았을 것입니다.
이렇게 묵상하면서 스스로 자문합니다. 지금 내가 소유하거나 누리고 있는 것 중에 절대로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현재 영원한 생명을 받아들이는데 분명 장애가 됩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은 앞으로 영원한 생명이 하느님의 선물임을 깨닫고 받아들이는 소중한 도구가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는 당신을 나의 삶의 한가운데로 모시려고 애쓰는 나를 결코 놓지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재산이 많기 때문에, 사랑스럽게 바라보시던 예수님의 시선을 의식하지 못한 젊은이가 마침내 그를 향한 사랑의 시선을 깨닫습니다. 깨닫는 순간 자유와 평화 그리고 기쁨이 엄습합니다. 영원한 생명입니다. 하느님이 허락하신 선물입니다. 오늘의 복음환호송입니다. “알렐루야.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알렐루야.”
<홍성만 미카엘 신부 | 지속적인 성체조배회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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