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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글] 온전한 마음으로 하느님께 응답하기—손희송 베네딕토 주교 | 서울대교구 총대리 —
글쓴이 : 사무실 날짜 : 17-09-30 13:27 조회 : 150 추천 : 0
온전한 마음으로 하느님께 응답하기

오래전 유학 시절에 어느 젊은 부부의 집에 식사 초대를 받아 간 적이 있었습니다. 식사 중에 7~8살쯤 되는 딸 아이가 방 안에서 부산하게 돌아다녔습니다. 신경에 거슬렸지만, 그 아이에게 지적 장애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에 이해하고 넘어갔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후식을 먹을 때 갑자기 딸아이가 종이 냅킨을 들고 아빠에게 다가와 입 언저리에 묻은 음식 부스러기를 닦아 주었습니다. 그것을 지켜 보던 아이 엄마가 눈물을 글썽이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신부님, 우리는 저 아이에게 아무런 기대도 안 합니다. 하지만 저런 것 때문에 삽니다.” 부모를 많이 힘들게 하는 아이지만, 가끔씩 부모의 사랑에 보답하는 모습을 보여서 다시 힘을 내게 된다는 말입니다.
부모는 속 썩이는 자식이라도 부모의 사랑에 응답하는 모습을 보이면 속상한 마음이 한 번에 풀린다고 합니다. 하느님 아버지도 그러지 않으실까요? 인간들이 거듭 잘못을 범해 속상해하시지만, 그래도 지치지 않고 사랑을 베풀어주시는 하느님께 기쁨을 드리는 길은 그분 사랑에 응답하는 것입니다. 그 응답이란 하느님의 사랑을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그 사랑을 이웃과 함께 나누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의 극진한 사랑을 받고서도 배은망덕한 삶을 살았습니다. 하느님은 예언자들을 통해 타이르기도 하고 야단도 치셨지만, 이스라엘 백성은 말을 듣지 않았고 결국 나라가 망해서 바빌론으로 유배를 가게 됩니다. 때가 되자 하느님은 이들에게도 위로와 사랑을 약속해주십니다. “너희는 젖을 빨고 팔에 안겨 다니며, 무릎 위에서 귀염을 받으리라. 어머니가 제 자식을 위로하듯이 내가 너희를 위로하리라.”(제1독서)
예수님은 이런 극진한 하느님의 사랑을 어린이처럼 단순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라고 하십니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 한다.” 어린아이가 부모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의탁하듯이 우리도 의심 없이 하느님을 믿고 따라야 참된 행복을 누린다는 말씀입니다.
사도 바오로가 강조하듯이 하느님을 믿고 섬기는 사람은 갈라지지 않은 온전한 마음을 지녀야 합니다.(제2독서) 잘 닦여서 투명하게 된 프리즘이 햇살을 잘 통과시켜 오색찬란한 빛깔을 내듯이 단순하고 온전한 마음만이 하느님의 사랑을 제대로 받아들여 사랑의 결실을 맺을 수 있습니다.
교회의 성인들은 갈라짐 없는 온전한 마음으로 하느님께 응답하여 사랑이 충만한 삶을 살았던 분들입니다.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소화 데레사 성녀도 그런 인물이었습니다. 24세의 짧은 생애였지만, 사랑이 충만한 거룩한 삶이 었기에 많은 이들을 감화시켰습니다. 우리도 온전한 마음 으로 하느님께 응답하여 사랑의 삶을 살아가는 신앙인이 되도록 노력합시다. 참된 사랑만이 사람과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손희송 베네딕토 주교 | 서울대교구 총대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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