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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글] 주님의 거룩한 변모---정순택 베드로 주교 / 서울대교구 보좌주교
글쓴이 : 사무실 날짜 : 17-08-05 14:39 조회 : 236 추천 : 0
주님의 거룩한 변모

오늘은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입니다. 교회의 옛 전승에 따르면,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가 당신의 수난과 십자가에 돌아가시기 40일 전에 일어났다고 믿어져 왔기에, 교회는 ‘성 십자가 현양 축일’(9월14일)로부터 40일 전(8월 6일)에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례력의 배치는 ‘주님의 영광스러운 변모’와 ‘십자가 사건’ 사이의 긴밀한 연관성을 드러내고 있으며, 복음서에 나오는 ‘주님의 거룩한 변모’ 기사의 문맥과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됩니다. 세 공관 복음서에 공통으로 소개되고 있는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 기사 앞의 전개를 보면, ‘베드로의 신앙 고백’이 먼저 있고 그다음에 ‘예수님의 첫 번째 수난 예고’가 따르고, 이어서 ‘예수님을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는 가르침’이 따르고, 이어서 오늘의 복음 본문인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 기사가 이어지는 문맥이 세 공관복음서들에 공통으로 나타납니다. 이러한 문맥의 전개는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를 ‘십자가 사건’과의 연관성 안에서 이해하도록 우리를 이끌어 줍니다. 오늘 복음 본문을 보면 그 서두에 ‘엿새 뒤에’라는 표현이 있는데, 성서학자들에 따르면, 이는 단순한 시간 표현이라기보다는 유대인들의 축제 ‘초막절’과 연관된 표현이라고 합니다. 본문에서 베드로가 얼떨결에 ‘여기에… 초막 셋을 지어’라고 운운한 것도 초막절이라는 유대인들의 배경과 어울리는데, 사실 유대인들의 ‘초막절’은 결국 예수님의 육화와도 연결됩니다. 요한복음 1장에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요한 1,14)라는 표현에서 ‘사셨다’라는 단어(σκην੏ω)의 원래 뜻을 직역하면 ‘텐트를 펼치다, 초막(장막)을 치다’입니다. 따라서 “말씀이 육(肉)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초막을 치셨다” 정도로 직역되는데, 여기에서 ‘초막’과 ‘육화’의 연관성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유대인들이 저 먼 옛날 이집트 탈출 후 40년 동안 광야를 헤맬 때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을 지켜주시고 보호해 주셨음을 기념하는 초막절 축제가, 한편으로는 장차 ‘저 세상’에서 살게 될 하느님의 장막을 미리 보여주는 ‘종말론적 희망’의 축제이며, 결국 그 ‘완전한 성취’를 보는 것은 바로 예수님의 육화로 말미암아 완전한 성취가 시작되었고, 그 완성에 이르는 길은 십자가를 통해서라고 복음서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살이는 지나가는 ‘하룻밤 숫막’일진대, 일상의 크고 작은 아픔과 질곡에 허덕이는 우리들에게 눈을 들어 더 높은 곳을 향하도록 오늘 복음은 우리를 독려합니다. 황금이 최고신(神)의 자리에 놓여있어 끝을 모르고 치닫고 있는 현대의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 경쟁에 지치고 갈 곳 잃은 우리에게, 눈을 들어 더 높은 곳에 우리의 영원한 거처가 있음을 상기시키며, 일상에서 우리가 바치는 작은 십자가들이 의미 없는 고생이 아니라, 그 ‘영원한 장막’에 이르는 KEY임을 오늘 복음은 묵상케 합니다.
정순택 베드로 주교 / 서울대교구 보좌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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