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로그인
어제 : 316 오늘 : 328
최대 : 890 전체 : 983,618
2009년 5월 23일 이후
> 나눔터 >> 사랑방
[영성글] 모든 것을 ‘선’으로 이끄시는 하느님--김현진 토마스데아퀴노 신부 / 해외선교(과테말라)
글쓴이 : 사무실 날짜 : 17-07-29 11:48 조회 : 266 추천 : 0
모든 것을 ‘선’으로 이끄시는 하느님

한국 휴가를 마치고 과테말라로 돌아오자마자, 갑자기 큰 본당으로 인사발령을 받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본당의 신자들을 계속해서 만나면서 받은 느낌은 목자 없는 양 떼와 같은 ‘갈라짐’이었습니다. 원래 신부가 최소 2명은 있어야 할 큰 규모의 본당인데, 신부의 부족으로 보좌 신부도 다른 곳으로 발령을 받게 되었고, 주임 신부 혼자서 지구장 신부의 역할부터 본당 신부의 몫까지 모든 것을 다 하다 보니, 사목적인 손길이 본당 신자들 하나하나 마음까지는 닿지는 못한 듯 보였습니다. 조금씩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가며, 바쁘게 신자들과 살아가는 중에, 설상가상으로 사제관에 도둑까지 들었습니다. 공소의 미사를 마치고, 바로 본당의 성시간과 미사를 봉헌하고 있었던 그 시간에 들어온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한 번이 아니라 세 차례나 돈을 훔쳐 갔고, 마지막에는 칼까지 사용하여 사무실에 들어온 흔적을 발견하였습니다. 결국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후, 본당의 총회장님께서 모든 단체장을 긴급하게 소집하였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다들 목소리를 높여가며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아마도 외국에서 온 신부가 3번씩이나 이런 일을 당하니 걱정하는 마음이 한 가득이었나 봅니다. 그런데 모두가 걱정 가득한 마음으로 회의를 하는 그 순간, 저는 갈라진 공동체 안에서 ‘일치’라는 하느님의 선물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마치 목자 없는 양 떼처럼 흩어져 살아왔던 신자들이 지금은 하나 되는 마음으로, 함께 고민하고 함께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았습니다. 저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신자들에게 “도둑 한 명 덕분에, 따로따로 신앙생활을 해왔던 우리가 지금은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 도둑이 정말로 고맙네요”라고 이야기를 하였고, 다들 웃으며 그 말에 공감하였습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신앙인들은 하느님 안에서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본당에서 겪은 것처럼, 실제로 그러한 하느님의 손길과 그 ‘선’의 완성을 우리의 신앙생활 안에서 체험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비록 느끼지 못한다 할지라도, 늘 우리 삶의 주변에는 ‘선’으로 이끄시는 하느님의 손길이 가득합니다.

바로 그 하느님의 손길을 우리의 신앙생활 안에서 직접 체험할 때, 우리는 오늘 복음에서 비유하는 ‘밭에 숨겨진 보물’을 찾게 되는 것이고, ‘좋은 진주를 찾은 상인’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 우리는 우리의 삶에서 체험한 하느님의 손길, 특히 모든 것을 선으로 이끄시는 하느님의 손길에 머물고 싶어 할 것입니다. 그 순간이 바로 하느님 나라이며, 가진 것을 다 팔아서라도 머물고 싶은 천국일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결코 멀리 있지 않습니다.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바로 지금 여기 우리 곁에서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지금 과테말라에서 하늘나라의 기쁨을 누리는 것처럼, 언제나 모든 것을 ‘선’으로 이끄시는 하느님의 손길 안에서 하늘나라의 행복을 만끽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김현진 토마스데아퀴노 신부 / 해외선교(과테말라)


게시물 1,662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662 [영성글]  주어진 현실을...--홍성만 미카엘 신부 사무실 11-11 36 0
1,661 [영성글]  내 영혼의 연말 결산--유경촌 티모테오 주교 /… 사무실 11-04 47 0
1,660 [영성글]  무한한 사랑의 나눔--김현진 토마스 데 아퀴… 사무실 10-28 67 0
1,659 [영성글]  내가 세상 끝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 사무실 10-21 100 0
1,658 [영성글]  마리아처럼 기도하기(번역 : 김형기) 스테파노 10-17 132 0
1,657 [영성글]  구원의 잔치에 초대받은 우리---최규하 다니… 사무실 10-14 107 0
1,656 [영성글]  예수님이 돌아가신 이유, 그것은 나를 향한 … 사무실 10-07 142 0
1,655 [영성글]  온전한 마음으로 하느님께 응답하기—손희송… 사무실 09-30 151 0
1,654 [영성글]  죄인의 회개를 기뻐하시는 하느님---허영엽 … 사무실 09-23 158 0
1,653 [영성글]  고통 안에 함께 계시는 주님 사무실 09-16 155 0
1,652 [영성글]  두 사람이 마음 모아 주님의 이름으로 드리는… 사무실 09-09 181 0
1,651 [영성글]  주님을 따르는 길은 십자가의 길---염수정 안… 사무실 09-02 212 0
1,650 [영성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우리 죄인을 구… 사무실 08-26 217 0
1,649 [영성글]  믿음에로 초대받은 가나안 여인 --최규하 다… 사무실 08-19 229 0
1,648 [영성글]  시선을 주님께 고정시키는 순간, 거센 바람은… 사무실 08-12 272 0
1,647 [영성글]  주님의 거룩한 변모---정순택 베드로 주교 / … 사무실 08-05 237 0
1,646 [영성글]  모든 것을 ‘선’으로 이끄시는 하느님--김현… 사무실 07-29 267 0
1,645 [영성글]  가라지를 뽑고 싶은 유혹 -- 허영엽 마티아 신… 사무실 07-22 271 0
1,644 [영성글]  가시덤불에 씨를 뿌리는 농부의 마음---최규… 사무실 07-15 255 0
1,643 [영성글]  가난한 마음에서 하느님의 선하신 뜻은 이루… 사무실 07-08 226 0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