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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칼럼] 어디서 왔소? 어디로 가는 거요?
글쓴이 : 김형기 날짜 : 17-04-10 07:44 조회 : 478 추천 : 0
어디서 왔소? 어디로 가는 거요?

지난 2년간 쓴 글을 묶어서 책을 만들 준비를 하며 돈 아끼느라고 출판비가 파격적으로 싸고 단 한 권이라도 출판해 준다는 미국 출판사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는데 표지에 붙일 적당한 영문 제목을 찾느라 고심하였다. 본문 내용은 한글이지만, pdf로 변환하였기에 사진으로 인식시키면 인쇄하는 데 문제가 없어도 제목은 영문만 받아들인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그럴싸한 영문 제목을 생각해 보다가 떠오른 게 “Where are you going, and where have you come from?”이었다. “어디로 가는 길이오? 어디서 오셨소?” 라는 판관기 19장의 한 구절인데 성경에는 이런 구절이 많이 나온다. 얼른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만 해도,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길이냐?” (창세기 16, 8)
“어디서 왔소? 어디로 가는 거요?” (유딧기 10, 12)
“어디로 가는 길이오? 어디서 오셨소?” (판관기 19, 17) 등이다.

제목은 이처럼 거창하게 붙였지만, 책의 내용은 깊은 사유(思惟)를 거친 심오한 내용과는 거리가 멀어서 대부분 신변잡사에 지나지 않으니 부끄럽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제목이라도 심오하게 붙였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읽는 이들이 제목의 의미를 한 번쯤 생각한다 해도 이 책의 소임을 다 한 것일 테니까.

가수 최희준은 하숙생이라는 가요에서 “인생은 나그네 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 구름이 흘러가듯 떠돌다 가는 길에 / 정일랑 두지 말자, 미련일랑 두지 말자. / 인생은 나그네 길 / 구름이 흘러가듯 정처 없이 흘러서 간다.” 고 했다.

유행가 가사라기보다는 철학적 사유를 위한 명제로 삼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의미가 깊다. 하숙생은 일정한 돈을 내고 남의 집 방에 머물며 먹고 자며 하는 학생이라는 신분이지만, 나는 내 인생에게 돈 한 푼 지불하지 않고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생각조차 하지 않으며 살다가 구름이 흘러가듯 떠돌다 가는, 신분조차 확실하지 않은 나그네이다. 생각난 김에 오늘 저녁에는 그 동안 공짜로 나를 돌보아 준 내 인생에게 술 한 잔이라도 대접해야 하겠다.

책 제목도 그럴싸하게 붙였으니 이제부터는 육하원칙에 따라 생각 좀 하며 살아야 하겠다.
“누가 나를 보냈는가? 누구에게로 돌아가야 하는가?
언제 왔으며 언제 가야 하는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어떻게 살다가 어떻게 가야 할까?
왜 이 세상에 왔으며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까?”
아마도 죽을 때까지도 이런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예수님은 다음과 같이 확실한 해답은 주셨다.
“나는 아버지에게서 나와 세상에 왔다가, 다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 간다.” (요한복음 16, 28)
“I came from the Father and have come into the world. Now I am leaving the world and going back to the Father.” (John 16, 28)

내가 얻을 해답도 예수님이 주신 해답과 같으면 좋으련만.

(2017년 2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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